사실 저는 ‘퓨린’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대체 그게 뭐지? 싶은 사람이었어요. 그 전까진 ‘식단’이라 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정도만 생각했지, 퓨린이나 요산 같은 단어는 의학 책에서나 나오는 용어라고만 여겼거든요.
근데 어느 날 남편이 통풍 진단을 받고 나서부터 제 식단 생활에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당사자는 아니지만, 함께 식사하는 가족이다 보니 음식 하나 고를 때도 퓨린 수치를 먼저 살펴보게 됐고, 무심코 먹던 음식이 오히려 몸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퓨린 많은 음식과 그로 인해 겪은 에피소드, 그리고 지금은 어떤 식으로 식단을 조절하게 됐는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솔직히 이거, 처음엔 좀 귀찮고 까다롭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안 그러면 불안할 정도로 익숙해졌어요.
퓨린? 왜 갑자기 이 단어에 꽂히게 됐냐면요
사건의 시작은 남편의 발 통증이었어요.
처음엔 운동하다 삐끗했겠거니 했는데, 그 통증이 반복되고, 특히 밤에 잠 못 잘 정도로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갔죠. 결과는 ‘요산 수치 증가로 인한 통풍 초기 단계’였어요.
통풍? 어디서 많이 듣긴 했지만 설마 우리 집 얘기일 줄이야…
의사 선생님 말씀이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요산 수치가 증가하고, 그게 쌓이면 통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제서야 퓨린이라는 녀석을 제대로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무심코 먹었던 음식들이었다
퓨린이 많은 음식이라고 하면 대개 고기, 내장, 생선류 이런 걸 떠올리잖아요?
근데 우리가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음식들도 다 퓨린 범벅이더라고요. 특히 이런 것들.
1. 육회, 곱창, 간 – 진짜 퓨린 폭탄
남편이랑 저 둘 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주말이면 종종 곱창이나 육회 먹으러 다녔어요.
특히 간이나 천엽은 고소하고 별미라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퓨린 수치가 어마어마하게 높더라고요.
이제는 외식할 때 메뉴판에 내장류 있으면 자연스럽게 넘기게 돼요.
솔직히 아쉽지만, 먹고 나서 통풍 재발하면 더 괴로우니까요.
2. 멸치, 멸치볶음 – 집밥 대표인데 함정
이건 정말 예상 밖이었어요.
멸치볶음은 칼슘 많고 건강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건멸치류는 퓨린 함량이 엄청 높대요.
그 뒤로는 국물 낼 때도 멸치보다는 다시마나 무, 표고버섯 같은 걸 더 활용하게 됐어요.
3. 등푸른 생선 – 고등어, 꽁치도 조심
생선은 몸에 좋은 단백질이니까 자주 먹어야지~ 했는데, 고등어, 꽁치,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이 퓨린 함량이 꽤 높대요.
그래서 요즘은 생선 고를 때도 흰살 생선을 더 자주 선택해요. 가자미, 조기 같은 거요.
처음엔 좀 심심한 느낌이었는데, 익숙해지니까 그 담백함이 더 좋아졌어요.
4. 맥주 – 남편에겐 금지된 유혹
맥주가 왜 퓨린 얘기에서 빠지지 않나 했더니, 맥주 속 효모 때문에 퓨린 수치가 급격히 높아진다고 해요.
남편은 특히 운동 끝나고 한 캔 하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예 끊었어요.
술 마실 일이 있을 땐 소량의 소주나 와인으로 대체하긴 하는데, 되도록이면 술 자체를 피하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초반엔 되게 스트레스였어요. 하지만 몇 번 아픈 거 겪고 나니까 “아, 이건 그냥 포기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퓨린 피하고 바뀐 식생활 패턴
지금은 이렇게 식단을 조절하고 있어요.
- 단백질은 식물성 위주로: 두부, 콩, 병아리콩 등으로 바꿈.
- 흰살 생선으로 교체: 고등어나 꽁치 대신 조기나 가자미, 명태 등 선택.
- 채소 섭취 늘리기: 브로콜리, 시금치, 애호박, 양배추 등 위주로 구성.
- 국물은 다시마, 무, 표고버섯 활용: 멸치 육수는 제한.
- 맥주는 완전 배제, 물 섭취 늘리기: 하루에 물 2L 넘게 마시게 함.
사실 가장 힘든 건 ‘맛의 변화’였어요.
기름지고 짭짤하고 풍미 강한 음식에서 담백하고 슴슴한 음식으로 바꾸는 게 초반엔 너무 심심하게 느껴졌거든요.
근데 2~3주 지나니까 입맛도 바뀌더라고요.
간이 강하지 않아도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고, 속도 훨씬 편해졌어요.
무엇보다 남편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면서, 이런 식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게 됐어요.
나도 모르게 먹는 퓨린 함정
요즘도 종종 깜빡하고 먹는 음식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미역국에 들어간 소고기, 라면 스프 속 고기 엑기스, 만두 속 돼지고기 등.
이런 건 겉보기엔 퓨린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높은 편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간편식 먹을 때도 성분표를 더 꼼꼼하게 보게 됐어요.
정말 하루하루가 공부더라고요.
퓨린이 많은 음식,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사실 퓨린이 많은 음식이라고 무조건 다 끊어야 하는 건 아니래요.
문제는 ‘지속적으로, 많이’ 먹는 습관이니까요.
저희는 이제 완전 배제보다는 ‘균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한 달에 한두 번, 외식할 때는 살짝 먹을 수도 있지만, 그 대신 며칠은 더 조심하고, 평소엔 늘 관리하는 식으로요.
그게 더 지속 가능하고 스트레스도 덜하더라고요.
마무리하며 느낀 점
퓨린이라는 단어는 솔직히 그 전까진 관심도 없던 거였는데, 한 번 겪고 나니까 진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이 너무 아파하던 그 밤을 생각하면, 아무리 맛있어도 다시는 그런 음식 자주 먹고 싶지 않아요.
건강은 평소에 지켜야 한다는 말, 그땐 너무 뻔한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진심으로 공감해요.
식단이 바뀌면 삶이 바뀌고,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걸 직접 느꼈으니까요.
독자분들에게 전하는 한 줄 요약
“퓨린 많은 음식, 무심코 먹다가 몸이 울 수 있어요. 미리 알고 조절하는 게 진짜 건강입니다.”